인터넷 신문 '민중의 소리',월간 '말' 기자로 활동한 이동권은 갖가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취재하며 그들이 느끼는 어려움이나 보람을 진솔하게 이 책에 담았다. 때밀이, 무명가수, 시각장애인 안마사, 무당, 인쇄노동자... 평범하면서도 독특하고, 우리가 잘 모르는 우리 이웃들의 일터를 들여다 보았다. 대개는 고소득이나 높은 사회적인 위치하고는 거리가 먼 직업들이다.
특히 캐나다에 살면서 읽는 이 책에 대한 느낌은 각별하다. 돌아오는 5월이면 퀘벡의 최소임금은 시간당 $9.50이 될 예정이다. 한국의 2010년 최저임금은 4,110 원이다. GDP나 생활비수준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너무나 다르다. 임금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편견에 있어서도 피부로 느끼는 감각이 또 다르다. 우리나라도 점차 기술직에 대한 대우는 나아진다고는 하지만 아직 '체면'유지로서의 직업관이 한국사회에는 많이 남아 있다. '밥줄이야기'를 읽으면서 좀 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밥줄이야기'를 기증해주신 도서출판 '알다'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1인 블로거 시대를 맞아 글을 쓰는 사람은 수 없이 많은데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 글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 시대에는 독재자의 통치 아래 획일적이고 억압적인 교육을 받은 탓이고 요즘 학생들은 너무나 감각적인 미디어에 노출된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재치 있지만 폭력적이고 문법을 모르는 글들을 인터넷에서 종종 보곤 한다. 영락 없이 '무례'가 코드인 한국의 예능방송 꼴이다.
수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더 이상 책이 일부 지식인의 전유물이나 고가의 귀중품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연암은 이 책을 통해 '정독하라'고 하였으니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좋은 책을 골라 읽는 것부터 시작하자.


마스터라 불린 남자, 키튼은 영국인과 일본인의 혼혈이다. 특수부대에서 복무한 전력이 있고 고고학을 연구하는 학자지만 적당한 자리를 찾지 못해 연구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보험회사 조사원으로 일을 한다. 간단히 말해 조사원이지만 실은 사립탐정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키튼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은 그가 너무나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람보'처럼 우락부락하지도 않고 거칠게 총을 쏴대지도 않고 언제나 부드러운 웃음을 보여주지만 그는 강하다. 사막 한 가운데 내려 놓아도 일행을 이끌고 살아나오고 테러리스트에 붙잡혀도 당황하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을 감싸지만 그의 예리한 눈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범인의 실수를 찾아낸다.
대작 '몬스터'와 '20세기 소년'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폭 넓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작가 우라사와 나오키는 타고난 스토리텔러로 그 상상력과 치밀한 구성에 박수를 보낸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유명해진 신영복 교수가 동양고전에 관한 책을 내었다. 제목에 '강의'가 들어가는 이유는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교양 과목으로 개설된 과정이기에 동양 고전에 사전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강의를 듣듯 나레이션 형태로 글이 이어지지만 이해하기가 간단하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 정서에 알게 모르게 미친 선인들의 철학을 읽고 있자면 묘하게도 요즘 시대정신에 크게 뒤떨어진 느낌은 들지 않는다.
' 하늘이 위대하다고 사모하는 것과, 물자를 비축하여 그것을 잘 마름질하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나은가? 하늘에 순종하여 그것을 칭송하는 것과 천명을 마름질하여 그것을 이용하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나은가?' - 순자
동양 고전은 실용적인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현대적인 시각을 가지고 읽게 되는 구절이다. 특히 다음 내용을 대하면 군주가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던 시절에 쓰여진 고전과 현대철학의 경계선이 모호해진다.
' 법은 귀족을 봐주지않는다. 먹줄이 굽지 않는 것과 같다. 법이 시행됨에 있어서 智者도 이유를 붙일 수 없고 勇者도 감히 다투지 못한다. 과오를 벌함에 있어서 대신도 피할 수 없으며, 선행을 상줌에 있어서 필부도 빠트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윗사람의 잘못을 바로잡고, 아랫사람의 속임수를 꾸짖으며, 혼란을 안정시키고 잘못을 바로잡으며,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공평하게 하여 백성들이 따라야 할 표준을 하나로 통일하는 데는 법보다 나은 것이 없다. 관리들을 독려하고 백성들을 위압하며, 음탕하고 위험한 짓을 물리치고 속임과 거짓을 방지하는 데는 형보다 나은 것이 없다. 형벌이 엄중하면 귀족이 천한 사람을 업신여기지 못하며, 법이 자세하면 임금은 존중되고 침해받는 일이 없다. 임금이 존중되고 침해받는 일이 없으면 임금의 권력이 강화되고 그 핵심을 장악하게 된다. 그러므로 옛 임금들이 이를 귀중하게 여기고 전한 것이다. 임금이 법을 버리고 사사롭게 처리하면 상하의 분별이 없어진다.' - 한비자
법 지상주의의 선언이고 법 위에 군림하거나 법을 지키지 않는 사회적 강자들에 대한 규제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은 사회적 강자에 대한 법 적용이 과연 공평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유감스럽게도 현대의 법 체계조차 모든 이를 평등하게 대하지 않는다. 뇌물수수죄보다 절도죄가 더 심각한 잘못일까? 저자는 다음과 같은 설명으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범죄와 불법 행위라는 두 개의 범죄관이 있습니다. 절도, 강도 등은 범죄 행위로 규정되고, 선거사범/경제사범/조세사범 등 상류층의 범죄는 불법 행위로 규정됩니다. 전혀 다른 두 개의 범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소위 범죄와 불법 행위는 그것을 처리하는 방식이나 그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전혀 다릅니다. 범죄 행위에 대한 우리의 관념은 매우 가혹한 것임에 반하여,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더없이 관대합니다.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그 인간 전체를 범죄시하여 범죄인으로 단죄하는 데 반하여,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그 사람과 그 행위를 분리하여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만 불법성을 인정하는 정도입니다. 이것은 주나라 이래의 관행이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역설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법가의 법 지상주의가 인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군주를 위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폄하하고 과거의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옳은 태도라 할 수 없습니다. 그러한 태도는 우리의 현실은 물론 사회 구조에 대하여 매우 허약한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지요.' - 본문 중에서

'가난한 자는 송곳 꽂을 땅도 없다.'
정도전이 전제개혁을 추구했던 대의명분의 첫째는 가난한 백성을 위하여 먹고 살 터전을 마련해주자는 것이었고, 둘째는 바닥날 대로 바닥난 국가재정을 확립하자는 것이었다. 전제개혁을 호소하는 정도전의 글에는 가난한 백성들에 대한 애정과 불로소득계층에 대한 분노, 무능한 정부에 대한 개탄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 전제가 파괴된 후부터는 호족이 겸병하여 부자는 땅이 더욱 불어나고 가난한 자는 송곳을 꽂을 땅도 없다. 가난한 자는 부자의 토지를 빌려 경작하고 일 년 내내 고생하여도 먹을 것도 부족할 지경이고, 부자는 편안히 앉아 소작인을 부려 그 수입의 태반을 먹는다. 국가는 그저 아무 대책 없이 바라보고 있을 뿐 그 세를 받지 못한다. 따라서 백성은 더욱 고생하고 국가는 더욱 가난해진다." ([조선경국전')
- 본문 중에서
600년 전에 살았던 한 유학자이자 정치가, 사상가의 이 같은 탄식이 오늘날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은 매우 슬픈 일이다.
정도전은 고려말 공민왕 3년에 출사해서 조선을 세우고 결국 제1차 왕자의 난으로 이방원에게 살해될 때까지 우리나라의 가장 치열한 역사의 한 장면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는 이성계를 도와 역성혁명을 성공시킨 후, 새 도읍 한양의 도시설계를 지휘하고 법전의 기초를 마련했으며 요동정벌의 꿈을 가지고 군사를 훈련시켰으니 가히 조선의 기틀을 다졌다고 하겠다.
"임금이 그르다고 해도 재상은 옳다고 말하고, 임금이 옳다고 해도 재상은 그르다고 할 수 있어야 한다."([조선경국전])
임금 앞에서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충신이다. 임금이 그릇된 길을 가는데도 덮어놓고 충성만 외치는 신하는 충신이 아니다. 이것이 봉건천하에서 충성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해석이다. 정도전은 그의 저술을 통해 '忠'이라는 개념을 거의 쓰지 않았다. 대신 '正'이라는 개념이 그의 저술 곳곳에서 나타난다. '정'이란 바로잡는다는 것이다. 권력을 바로잡는다는 것이요 임금을 바로잡는다는 것이다. 재상 이하 백관들의 책무는 임금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이 아니라, 임금이 옳은 정치를 하도록 임금을 도와 정치를 바로잡는 데 있다.
- 본문 중에서
정도전은 재상정치를 표방하던 인물이었다. 봉건사회에서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으려면 도덕적으로나 능력으로나 훌륭한 인물이 재상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던 혁명가였다. 따라서 강력한 왕권을 주장하던 태종 이방원과는 대립관계에 놓일 수 밖에 없었다. 태조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한 후 맏아들과 혁명에 가장 큰 공을 세월던 방원을 제치고 막내 방석을 세자로 책봉하였는데 이로 인해 세자를 지지하는 정도전 일파와 이방원과의 갈등은 뒤에 두 번에 걸친 왕자의 난으로 이어지는 참극을 낳았다. 태종은 즉위한 후 정도전을 역적으로 규정하고 그의 업적을 깎아내렸는데 대원군에 와서야 정도전은 명예를 되찾았으며 최근 그의 사상과 업적을 재조명하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방원이 거사에 실패하고 정도전이 조선을 이끌었다면 우리의 역사는 지금쯤 어떻게 달라져있을 것인가? 아이러니한 사실은 태종 이방원이 형제들과 공신들을 비롯하여 피비린내 나는 살육을 벌인 결과 조선조 4대 임금 세종대왕이 뜻을 펼칠 수 있는 토대를 물려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성학자 오숙희의 저서 '너무 아까운 여자'는 1997년에 출간되었으니 여성학 서적으로는 시대에 뒤떨어져도 한참 뒤떨어졌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고 10 년도 더 지난 21세기의 대한민국은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호주제도가 철폐되었다. 지난해 금융권 신입사원 중 여성이 59.5%로 절반이 넘었고 여성 외무고시 합격자는 68%로 남성을 앞질렀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38기 가운데 검사로 임용된 수는 88명이며 이중 65%에 달하는 56명이 여성이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여아 100명당 남아의 수는 111.6명이었지만 2006년말 통계는 107.4명으로 4.2명이 감소하였다. 자연성비가 103명에서 107명임을 감안하면 태아 성감별로 낙태하는 비율이 거의 없어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숙희의 문제제기는 여전히 '현재진형형'이다. 변화하는 여성과 변화를 거부하는 남성의 기대치 격차가 너무나 큰 탓이다.
교포사회로 넘어오면 이 격차는 다시금 어마어마한 골짜기를 이룬다. 지난 총선 이후 퀘벡주 내각의 절반은 여성 장관으로 채워졌다. 한국이 아무리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었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상상하지 못할 갭이 놓여있는 것이다. 그런데 교포사회는 한 술 더 떠서 캐나다의 현실에도, 한국의 의식변화에도 영향을 받지 못한 채 20세기를 살아가고 있다. 이민 1세와 그 자녀의 세대차이는 말할 것도 없고 이민 온 햇수에 따라 시각의 차이는 한국에서의 세대차이보다 훨씬 큰 간극을 보이고 있다. '대화와 소통'을 위한 매개체로서 나는 이 책을 우리 교민사회의 기성세대들에게 권한다.
따라서 공학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다양한 과학의 분야들을 책 한 권으로 가볍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과학의 현재와 미래를 보면서 환경문제와 생명공학으로 인해 제기되는 윤리의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중세유럽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으로 꼽히는 이 전쟁을 '로마인 이야기'로 친숙한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너무나 인간적인 관점으로 서술하였다. 전쟁 3부작 중 1권인 '콘스탄틴노플 함락'은 각기 다른 입장인 세 사람의 기록을 기반으로 그들의 관점에서 쓰여졌다. 마치 그들을 옆에서 따라다니면서 모든 과정을 직접 목격하는듯 세밀하고 생생한 묘사는 이 책이 전쟁사(戰爭史)라는 사실마저 잊게 해준다. 결말을 처음부터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읽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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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게 한국에 관해 가르치기 (주제: 역사와 한국인)
이런 Project가 주어진다면 빨리 역사 교과서를 한국에서 구입해 Montreal에 있는 한글학교에서 아이들을 모아다가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한 후 아이들에게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바쁜 이민생활로 인해 또는 시간과 장소, 인원등등의 제약에 의해 아마 이루어 질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제가 최근에 한국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은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 였습니다. 십여년전부터 시리즈로 발간된 이 책은 최근 컬러판으로 나오고 또 한국이란 나라도 그 시리즈 안에 나와 있습니다. 제가 4~5 시간이라는 시간과 남이 빌려준 이 책을 통해 배웠던 한국 역사와 한국에 관한 것은 말로는 표현이 안 될 정도 입니다.
만화가 주는 Visual effect와 핵심을 집어내는 그 내용 때문에 저는 한국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작은 예이지만 한 권의 책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엄청난 지식을 제공해 주는 사례라고 생각 해봅니다. 이 한권의 책이 Montreal에 있는 한인 2세나 1.5세들에게 소개 되어 진다면 그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쉽고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된다고 생각되어 추천합니다.
-2006. 6. 23일 기고문중에서 발췌-









삼봉 정도전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우리들에게 참다운 민주주의와 복지주의를 잘 가르쳐 주는 조상이라는점에 저도 동의 합니다.
비록 꿈을 다 펼치지 못하셨지만 21세기를 사는 오늘에도 정의로움을 사모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흠모의 대상이 되고 연구의 대상이 되심은 그분이 말로만 이론을 내세운 분이 아니고 정면으로 권세에 직면하여 뜻을 관철시키고자 했기때문에 더 빛나는 분이 되셨군요.
좋은 책 많이 읽으시고 늘 좋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삼봉 정도전 선생의 초상화를 찿았읍니다.
출처:최상용 교수님의 "서양에 단테가 있다면 한국엔 정도전이 있다" 논문 발표. donga.com